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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꾼 건 아닐까"..아빠의 성폭행, 딸은 자기 기억을 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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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7회 작성일 20-08-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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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꿈꾼 건 아닐까"..아빠의 성폭행, 딸은 자기 기억을 탓했다

딸, 가족 회유에 선처 탄원 ..법원 "진심 아냐" 13년 형 확정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친부에게 징역 13년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피해자의 처벌 불원 탄원서를 감형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앙포토]

피해자 A씨는 자신의 기억을 탓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내 기억이 잘못됐거나 꿈을 꾸는 건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빠(B씨)가 자신을 성폭행한 것은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법원 "탄원서 낸 딸, 아빠 용서 안 했다"
A씨는 친부에 의해 죽을 것이란 두려움에 시달렸다. 용기를 내 신고한 이유다. 지난해 첫 재판이 열렸다. A씨는 엄벌을 원했지만 재판 중 B씨의 편지와 회유, 경제적 어려움을 말하는 모친의 요구에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야 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A씨가 자신의 신고로 인한 집안의 생활고와 그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선처를 요구한 것'이 아닌 '요구당한 것'이라 보고 탄원서를 감형사유에서 배척했다.

1심 재판장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진심으로 용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까지 유지됐다. 20일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B씨에 대한 징역 13년형을 확정했다.

지난 4월 양할아버지한테 성폭행을 당한 미성년자 피해자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법조계에선 친족 성폭행이 예상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피해자 영혼까지 갉아먹는 '친족 성폭행'
판사들은 친족 성폭행이 피해자의 영혼까지 갉아먹는 범죄라고 말한다. 지방법원의 현직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해자이자 보호자라는 것이 친족 성폭행의 특징"이라 말했다. 이는 피해자에게 이중의 덫이 된다.

이 사건도 그랬다. 친부는 A씨가 성관계를 거부해도 계속 요구하고 괴롭혔다. 조사했던 경찰관이 "너무 (범행이) 많다"고 할 정도였다.

친딸을 성폭행한 친부에게 대법원이 징역 13년을 확정했다. [중앙포토]



자신의 기억을 탓했던 피해자
A씨는 끝까지 거부했지만 친부의 협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엄마에겐 '나를 더럽게 볼까' 싶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그리곤 자신의 기억을 탓했다.

A씨는 법정에서 '제가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지만 친아빠였다. 제가 피해자인 것은 맞는데,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이게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라고 증언했다고 한다. 자신이 잘하면 다시 평범한 가족으로 돌아갈 순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친부의 협박에 살해 위협을 느끼고 신고를 결심했다. 성범죄 전담 검사였던 오선희 변호사(법무법인 혜명)는 "친족 성폭행 피해자는 가해자가 가족 파탄의 원인임에도 자신 때문에 가족이 깨졌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김학의, 버닝썬, n번방, 손정우 사건 등에 대해 미온적 판결이라며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친부 "교육, 훈계 목적이었다"
친부 B씨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물적 증거가 있는 범죄는 피해자를 훈육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피해자가 허위 고소를 했다며 피해자 탓을 하기도 했고 심신미약 상태란 주장도 했다. 재판 중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 처벌불원 탄원서도 받아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친족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인 딸이 가해자인 친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내는 경우가 있다"며 "판사 입장에선 정말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 말했다.


법원, 회유로 낸 탄원서는 인정 안 해
하지만 1·2·3심은 모두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범죄가 증명된다면, 엄벌을 원하던 피해자가 특별한 사정 변경 없이 친부의 선처를 요청하며 낸 탄원서를 감형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피고인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선처를 요구한 것이 아닌, 죄책감과 괴로움, 회유에 못 이겨 낸 것에 가깝다고 봤다.

1심 재판장은 "가장 평화롭고 안전해야 할 집에서 친부로부터 범행을 당한 피해자의 충격과 상처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며 친부에게 13년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장은 여기에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을 추가했다.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며 B씨는 13년간 감옥에 있게 됐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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